

성경에는 참 이름이 많습니다. 개역성경, 개역한글성경, 개역개정성경, 공동번역성경, 표준새번역성경, 새번역성경, 쉬운성경, 우리말성경, 관주성경, 주석성경, 대조성경, 원어성경, 직역성경, 통독성경, 레노바레성경, 메시지성경, 쉬운말성경, 큰글성경, 현대인의성경, …. 왜 이렇게 성경 앞에는 붙는 말들이 많을까요? 성경마다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요?
그리스도인들의 소망 가운데 하나는 하나님의 말씀, 곧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한 번 읽어보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오랜 세월 여러 세대를 지나도 하나님의 말씀이 바르고 정확하게 인간에게 전해지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선택하신 방법이 글자로 기록하고 보존이 가능한 책, 성경입니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서 우리가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도록 하셨습니다. 성경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적혀있는 연애편지-메시지-라고 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연애편지를 제대로 읽지 않고 이해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또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인들의 성경 읽기는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습니다. 늘 작심삼일(作心三日)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성경은 마냥 어려운 책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성경 속에 나타난 이스라엘 민족의 다양한 역사적 배경과 여러 가지 문학 형식으로 기록된 이야기가 낯설고, 심지어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다른 이유는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베드로전서 2:9) 이라는 종교 개혁의 정신인 만인제사장설(萬人祭司長說)을 그리스도인들이 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특정한 사람만이 아니라 신자라면 누구나 하나님 말씀을 읽고 배우고 예배할 수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 직접 교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목회자나 복음 전도자들에게 많은 것들을 의존하려고 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그리스도인들조차 세상살이에 바빠서 영적인 것에 무관심하거나 성경을 통한 믿음의 성장과 영원한 생명의 가치를 모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언어는 곧 시대를 반영합니다. 우리말도 마찬가지입니다. 60-70대 이상의 어르신들은 일본식 한자어와 의고체(擬古體), 국한문 혼용 표기에 익숙합니다. 이에 반해 10대, 20대, 30대 자녀들은 한글 표준어와 맞춤법에 따르는 고유어나 쉬운 한자어의 표현들이 익숙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거의 사용하지 않는 어려운 한자어나 단어들은 국어사전에서나 찾을 수 있고 생활 속에서는 차츰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성경의 언어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언어가 변하면서 성경의 언어도 수정되거나 새롭게 변화하였습니다. 좋은 예로 우리가 보고 있는 성경은 <예수셩교전셔>에서부터 시작하여 <셩경젼셔>, <셩경 개역>, <개역한글>, <공동번역>, <표준새번역>, <개역개정>, <새번역> 으로 시대를 따라 성경 속의 단어와 표현들을 바꿔 왔습니다.
누구나 성경 읽기가 쉬워지면, 성경 속 이야기들이 이해되기 시작하고 읽는 재미까지 더해집니다. 그리고 성경 읽는 재미는 성경 전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또 다시 성경 공부, 성경 연구로 연결되며 결국 믿음이 삶의 행위로 이어지며 영적 성장으로 귀결됩니다. 그러므로 성경 읽기를 어려워하는 분들에게 <새번역> 성경을 적극 추천합니다.
<새번역> 성경의 모태가 되는 <표준새번역> 성경의 머리말을 잠깐 인용해 보겠습니다.
“현재 한국 교회에서 쓰고 있는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은 출간된 후 오랜 세월이 흐름에 따라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런 까닭으로,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 교계의 많은 목회자들과 신도들로부터, 앞으로 교회에서 <개역> 성경의 뒤를 이어 사용할 새 번역 성경을 준비해 달라는 요구가 강력하게 제기되어, 대한성서공회에서는 <표준새번역> 성경 번역을 계획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지금 쓰고 있는 <개역> 성경의 수정이나 교정이 아닌, 전적으로 새로운 번역을 하되, <개역> 성경의 보수적인 정신과 한국 교회의 전통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정하였다. ”
*출처: <표준새번역> 머리말에서 발췌, 『성경전서 새번역』, 대한성서공회(2007)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따라 새롭게 번역된 <표준새번역> 성경의 개정판인 <새번역> 성경은 <개역한글>이나 <개역개정> 성경보다 읽기가 쉽고 이해가 빠릅니다. 성경 원문의 뜻도 왜곡하지 않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읽기 쉬운 문장은 귀로 들어도 이해가 빠르므로 예배에서도 사용하기가 좋을 것입니다. 왜 <새번역> 성경을 추천하는지 간략하게 얘기해보겠습니다.
첫째, 성경은 쉽게 읽혀져야 합니다.
성경은 인간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복음을 기록한 책입니다. 누구에게도 읽혀지지 않는 책은 그저 종이뭉치일 뿐입니다. 성경은 특별한 책이지만 예외는 아닙니다. 성경은 반드시 읽혀져야 하는 책입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귀에 들려져야 하는 책입니다. 사람들은 성경을 읽게 되면서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하나님이 인간과 어떤 약속을 하시고 어떻게 인도하셨는지, 예수님이 왜 인간의 구원자가 되시는지, 영원한 생명은 어떻게 해야 가능한지 등등을 비로소 알게 됩니다. 곧, 성경을 읽고 들은 이들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깨닫고 기쁜 마음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성경 속에 나타난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둘째, <새번역> 성경은 기독교 교리를 훼손하지 않습니다.
1993년 <표준새번역> 성경이 세상에 나왔을 때, 기독교계는 부정적인 입장과 긍정적인 입장으로 양분되었습니다. 한 대형 보수 교단은 <표준새번역> 성경의 기독교 교리적인 오류를 주장하며 교단 차원에서의 사용 거부를 천명하였습니다. 이에 반해 한 다른 대형 교단은 일부 번역의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표준새번역> 성경을 사용하기로 총회에서 결의하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대형 교단들은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였지만 공식적인 거부나 반대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만약에 <표준새번역> 성경에 기독교 교리적인 왜곡이 있었다면 기독교계 전 교단 차원에서의 사용 거부 운동이나 전량 폐기 요청이 뒤따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후 <표준새번역> 성경은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일부 개정 작업을 통해서 <새번역> 성경으로 이름을 바꾸며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뒤돌아보건대 <표준새번역> 성경의 논쟁은 기독교 교리적인 오류의 문제라기보다는 각 교단의 정치적인 입장 차이 때문에 생긴 큰 상처입니다.
셋째, 대한성서공회는 한글 성경 번역의 산실입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개역한글>, <개역개정> 성경을 번역한 곳과 <표준새번역>, <새번역>을 번역한 곳이 모두 대한성서공회라는 점입니다. 대한성서공회는 기독교의 주요 대형 교단들이 참여하여 운영되는 기독교 비영리조직입니다. 각 교단별로 구성된 성경번역위원회를 구성하여 성경을 우리말로 번역, 출판하여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보급하는 것이 대한성서공회의 설립 목적입니다. 그리고 기독교 출판사들이 대한성서공회로부터 성경 저작권의 사용허가를 얻어 다양한 종류의 성경을 시중에 내놓고 있는 것입니다. 대한성서공회가 <개역한글>, <개역개정> 성경을 번역할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표준새번역>, <새번역> 성경을 번역할 때는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면 대한성서공회가 갑자기 반기독교적인 반동 단체로 변질되었다는 말입니까? 현실적으로 그런 일은 불가능합니다.
넷째, 완벽한 성경 번역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인간은 피조물일 뿐이며 완벽한 존재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주신 성경은 완벽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인간의 언어로 기록되었습니다. 언어가 다르면 생각이 다르고 그 표현 방법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A언어를 B언어로 완벽하게 번역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모든 그리스도인을 만족시키는 번역 성경은 있을 수 없으며 또한 특정 성경만을 절대화 할 수도 없습니다. <개역개정> 성경도 <새번역> 성경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성경의 역사를 하나님이 주관하셨듯이 성경의 새로운 사본 발견이나 성경 원문 연구를 통한 오류 수정 및 검증 작업은 새로운 성경 번역에서 충분히 검토될 수 있습니다. 완벽하신 하나님은 성경에도 오류가 없게 하십니다. 동시에 성경은 살아서 운동력을 가졌으니 능히 스스로를 보존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능력은 제한적이지만 하나님은 완전하시고 영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특정 교단이 아니라 정통 기독교가 인정하는 성경이라면 성도 각자의 신앙으로 얼마든지 분별하면서 함께 사용하도록 권면해야 합니다. 우리가 특정한 한 가지 관점으로만 성경을 이해하고 해석할 때 다른 그리스도인들의 성경 이해와 해석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됩니다. 심지어 그들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할 수 없는 사람들로 대하게 됩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생각이 그들과 조금 다를 뿐입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는 한 몸입니다. 하나님이 한 분이시요. 주님도 한 분이며, 성령도 하나이며 믿음도 하나입니다. 절대로 잊지 마십시오. 전능하신 하나님이 보시에 완벽한 교단 -신학자, 목회자, 성도-가 있을 수 있습니까? 불가능합니다. 이제라도 교단 차원에서는 뒷방 창고를 열어야합니다. 먼지만 수북이 쌓여 있는 성경 교리 공부를 활성화시켜서 성도들의 믿음을 점검하며 가르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분명 은사와 재능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더 많은 것을 요구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뛰어난 신학자나 목회자라면 하나님이 맡겨주신 일을 감당해야하는 청지기로서 마땅히 충성을 다하고 겸손해야합니다. 혹시 자신의 교만과 아집(我執)때문에 성도들의 쉬운 성경 읽기를 방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성도들의 믿음을 경직되게 하여 하나님과의 자유로운 교제를 훼방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살펴보십시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기의 구원을 이루어 가십시오. “화 있을진저 너희 율법교사여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가져가서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고자 하는 자도 막았느니라” (누가복음 11:52)
하나님은 우리의 능력이 부족하고 완벽하지 못해도 믿는 우리들에게 시대에 맞는 성경 번역의 일을 맡기셨습니다. <예수셩교전셔>, <셩경젼셔>, <셩경 개역>, <개역한글>, <공동번역>, <표준새번역>, <개역개정>, <새번역> 성경이 그러합니다. 그 번역된 성경들이 완벽하지는 못해도 성도들에게는 하나님을 알고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기쁨과 영원한 생명의 소망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에게도 쉽게 읽혀지고 이해되도록 하신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그것은 성도들을 준비시켜서, 봉사의 일을 하게 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게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일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고, 온전한 사람이 되어서, 그리스도의 충만하심의 경지에까지 다다르게 됩니다.”(에베소서 4:12-13, 새번역)
내 영혼아, 주님을 찬송하여라.
위대하신 주님을 찬송하여라.
주님의 말씀이
내 안에 풍성히 살아 있게 하여라.
할렐루야.
(2015.7.21 ©광화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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